- 이탈리아 커피를 상징하는 에스프레소처럼 프랑스는 무슨 커피인가요?
프랑스에도 17세기 중반 마르세이유 항구를 통해 커피가 들어옵니다. 프랑스에서 유래한 커피로 ‘카페오레’를 들 수 있는데요. 커피에 우유를 섞은 것이죠. 이탈리아에서는 카페라테로 부릅니다. 하지만 맛은 좀 달라요. 카페라테가 에스프레소에 바로 우유를 섞는 것과 달리 프랑스 카페오레는 천으로 거른 커피에 우유를 넣어 좀 더 부드럽습니다.
커피 여과추출법의 탄생
-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 두 나라가 달랐던 듯합니다.
그렇습니다. 이탈리아는 고압으로 쥐어짜듯 커피를 빠르게 추출했다면 프랑스는 ‘빠름’보다는 와인문화에서 보듯 ‘맛과 품격’을 추구하는 귀족의 ‘고상함’이 반영된 거죠.
17세기 중반 프랑스 귀족들이 커피를 접했을 때는 물에 커피가루를 넣어 끓이는 터키시(turkish) 방식이었어요. 찌꺼기가 치아에 끼여 불편하기도 하고, 불쾌한 느낌도 들었을 테죠. 이를 ‘천에 커피가루를 넣어 끓여 내거가 우려내는 방식’으로 해결합니다. 커피의 역사에서 마침내 향미를 살린 ‘여과법’이 탄생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 진한 커피를 걸러내니 부드럽고 고상한 커피가 됐다는 건가요?
커피 찌꺼기가 물에 들어간 상태에서 쓴맛을 계속 우려내는 것을 막았으니까요. 밤새 코란을 읽느라 잠을 쫓기 위해 커피를 찾았던 이슬람교도들과 달리 프랑스에서 커피는 향미를 즐기는 기호음료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또한 프랑스에서 커피는 하나의 문화로 자자리매김했습니다. 후식 커피 문화가 시작된 곳이 프랑스입니다. 그전에는 음식과 별개로 약처럼 마셨거든요. 크루아상과 함께 카페오레를 마시는 모닝커피 문화, 딱딱한 바게트를 카페오레에 적셔 먹는, 즉 와인의 마리아주(酒)처럼 커피와 빵을 페어링한 문화의 시작도 프랑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