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40년 ‘장기 집권’, 한병원 이장
구닥다리 ‘효’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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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들이 포근히 감싸 안은 이룡마을은 예로부터 장수촌으로 유명하다. 90세 이상의 어르신이 11명, 80세 이상의 어르신이 19명이다. 고령의 어르신이 많다 보니, 노인회관에는 큰언니 반, 작은 언니 반이 따로 만들었다. 80세 이상의 어르신들은 ‘큰 언니반’이다. 이룡마을 노인회관에선 매일 어르신 유치원이 열린다. ‘큰 언니반’ 할매들은 매일 와서 특별 활동을 한다. 어떤 날은 난타를 배우고 어떤 날은 그림그리기를 배운다. 시도 쓰고 노래도 부른다. 마을 사람들이 큰 어른들을 얼마나 위하는지, ‘큰 언니반’ 어르신들의 표정만 봐도 금세 알 수 있다. 평생 고생하며 살았음에도 사랑받고 있는 사람의 얼굴은 분명 다르다. 편안하고 따뜻하다.
그런데 이룡마을 노인회관에서 아주 특별한 것을 발견했다. 벽 하나 가득 채운 옛 흑백사진이었다. 사진 속 노인들은 갓도 쓰고 두루마기 한복까지 갖춰 입고 있었다. 무슨 사진이냐고 물으니, 오랫동안 전통으로 이어오고 있는 마을 경로잔치 때 사진들이란다. 우리가 경로잔치에 관심을 보이니 한병원 이장이 이번엔 아예 앨범 20권을 들고 왔다. 이룡마을은 1971년부터 52년 동안 한 해도 빠지지 않고 경로잔치를 벌인 마을인데, 그 기록이 앨범 20권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안타깝게도 갓 쓰고 도포 입은 어르신들은 먼저 하늘나라에 갔지만, 함께 있었던 마을 여인들은 이제 ‘큰 언니반’에서 삶의 여유를 처음 즐기고 있다. 이런 마을 전통을 지킬 수 있었던 건 한병원 이장의 공이 컸다. [더보기] https://www.cafein21.co.kr/allarticle/1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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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9시의 커피] 홉스봄의 혁명과 재즈가 흐른 겨울밤 “커피 줘야지, 서늘한 바람에 슬픔이 묻어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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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아라파호 족) 11월을 건너, ‘다른 세상의 달’(체로키 족) 12월에 도달합니다. 진짜 혁명 혹은 다른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과 함께 ‘혁명’을 레시피로 한 커피를 당분간 내리려고요. 홉스봄이 자서전 마지막에 쓴 이 말을 쪽지에 써서 건네고요. “시대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아직은 무기를 놓지 말자. 사회 불의는 여전히 규탄하고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미완의 시대》) 85세 때, 여전히 세상의 불의에 맞설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외침을 외면할 자신이 없으니까요.
누군가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외면해도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이상이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견딜까요. 혁명 없는 시대에 이 서늘한 바람이 어디서 불어온 것인지, 홈스봄 덕분에 알았습니다. 그런데 궁금합니다. 그 바람결에 묻은 슬픔은, 혹시 혁명이 슬쩍 흘린 것일까요? <연인>의 명대사인 ‘안아줘야지, 괴로웠을 테니’를 바꿔서 문에 붙입니다. “커피 줘야지, 서늘한 바람에 슬픔이 묻어있으니.” [더보기] https://www.cafein21.co.kr/allarticle/1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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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스토리텔링] 인사동 사진전에서 호출된 기억
기억이 머무는 곳에 사진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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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Wa]ter Benjamin : 1892~1940)이라는 사람이 지적한 것처럼 우리 시대는 아우라(Aura)가 사라졌다고 할 수 있지. 예술작품의 진본에 스민, 흉내 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가 아우라인데, 요즘은 진본을 보면서 예술을 즐기는 사람이 거의 없잖아. 전자제품 광고에서 복제된 예술작품을 활용하고, 심지어 제품 특성에 맞게 작품을 변형하기도 하잖아.
디지털 카메라로 찍는 세상도 어떤 면에서 보면 아우라가 사라진 이후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지. 내가 볼 때 사진의 역사는 사라짐의 연속이야. 디지털 시대의 복제된 사진은 초창기 원판 사진의 아우라를 깔끔하게 걷어내 버렸지. ‘푼크툼(punctum; 라틴어로 ’찌름‘이라는 뜻으로, 사진을 봤을 때의 개인적인 충격과 여운의 감정)’을 사라지게 한 거야. 사진을 이야기할 때 ‘아우라에서 시작해 푼크툼을 거쳐 시뮬라크르(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놓은 인공물)에 이르게 된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거야.” [더보기] https://www.cafein21.co.kr/storytelling/112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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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뭅니다. 아쉬웠던 일은 떠나보내고 힘차게 새해 맞이하시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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