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가 지나간 자리⑤ _ 운하의 산물 ‘ 몬순 커피’, 한 시대를 구가한 ‘실론 커피’
2024. 1. 14.
☕ 커피가 지나간 자리⑤ _ 운하의 산물 ‘ 몬순 커피’, 한 시대를 구가한 ‘실론 커피’
2024년 1월 15일 | 제149호
님, 갑진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커피 로드] 커피가 지나간 자리⑤ _ 아시아(1)
운하의 산물 ‘인도 몬순 커피’, 한 시대를 구가한 ‘실론 커피’
세계 약 50개국에서 커피가 나오는데요, 아시아에서도 많이 생산됩니다. 전 세계 물량의 30%를 차지하지요. 세계 10대 생산국(2021년 기준)에 베트남(2위), 인도네시아(4위), 인도(7위)가 포함돼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탄생한 커피가 홍해를 건너 서남아시아인 예멘으로 전해진 것은 빠르게 보면 6세기 초 입니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예멘이 제일 먼저 커피를 재배한 곳인데요. 하지만 오랜 내전과 혼란 때문에 커피가 잘 생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 6세기에 예멘에 커피가 전해졌다면, 아시아에서 꽤 오래전부터 커피를 생산한 것일 텐데. 그렇게 보이질 않네요. 커피가 무슬림 사이에 종교적 음료가 되다보니 아라비아 반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지요. 거의 1000년간 커피는 아라비아반도, 구체적으로 예멘에 갇혀 밖으로 나오질 못했습니다. 무슬림 사이에서 커피는 “그것을 몸에 담으면 지옥 불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마호메트를 살린 음료로 불리기도 했고, 금욕주의자인 수피교도들에게는 입맛을 떨어뜨리고 밤새 기도할 수 있는 힘을 준 요긴한 음료였지요. 그러다보니 이를 외부로 내보내는 사람들은 붙잡히면 바로 처형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했습니다. 그러다가 17세기에 들어서야 돌파구가 생깁니다.
- 그런 커피가 어떻게 밖으로 나오게 됐나요? 왠지, 드라마틱한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바바 부단이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이 분은 인도에 사는 이슬람, 그중에서도 금욕주의를 실천하는 수피교의 학자였습니다. 1670년 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순례하고 돌아오는 길에 예멘에 들러 커피 씨앗 7개를 몰래 숨겨 들어와 고향인 찬드라기리 힐(Chandragiri Hill)에서 재배에 성공합니다. 그 주변은 현재 고급 커피 산지로 유명한 마이소르(Mysore)입니다. 그보다 300여 년 전에 목화씨를 우리나라에 들여온 문익점 선생 같은 분이죠. [더보기] https://www.cafein21.co.kr/allarticle/11259
[문학산책] <추운 산> <대설주의보>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눈(雪)을 위한 세 가지 변명
눈에 대한 몇 가지 이미지는 제한된 상황에서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흔하지 않은 가치를 확고히 한다. 눈만큼 입체적인 생각의 통로를 가지는 자연 현상도 별로 없을 것이다. 그토록 바라던 어린 시절의 눈 한 송이는 어른이 되면 불편함으로 바뀌게 되고, 녹지 않기를 바라던 마지막 잔설은 계절이 바뀌면서 시간 속으로 사라진다. 새하얗기 때문에 더러워지기 쉽지만, 눈의 잘못이 아니다. 더럽히는 것은 모두 인간들의 몫이기에.
기다리던 눈이 오지 않거나 아름답게 쌓인 눈이 녹아내린 아침에는 실망을 넘어서 낙담할 때가 있다. 작고 아름다운 결정체에 인간들의 마음이 이입되어 온갖 감정의 소모를 이루어 낸다. 문학이 추구하는 비유나 상징은 창조적이고 눈부신 것이지만, 설익은 생각을 아름답다는 이유로 ‘눈’에 뭉쳐서 표현하는 글들을 보면 안타깝다.
눈에 대한 찬미는 많지만 눈에 대한 ‘변명’은 많지 않다. 변명은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그 까닭을 말하는 행위라는 뜻뿐 아니라 ‘옳고 그름을 가려 사리를 밝힌다’는 뜻도 있다. 소비적인 표현과 죽은 비유에 동원되는 눈에게 변명이라도 하고 싶다. 그럴 때 바라보는 눈은 예쁘지 않고 갸륵하다. 눈에 대한 구차한 변명이 필요 없는, 어쩌면 ‘완전한 변명’을 세 편의 시를 통해 살펴본다. [더보기] https://www.cafein21.co.kr/allarticle/11270
[커피 in 가요] 함중아 <풍문으로 들었소>
뜨겁게 살다간 혼혈 아닌 혼혈가수
본명이 함종규인 가수 함중아는 1978년 혜성처럼 등장해 8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던 당대 최고의 인기가수입니다. ‘아줌마 파마’를 연상시키는 심한 곱슬머리, 외국인처럼 짙은 쌍꺼풀의 젊은 남자 가수가 가슴이 살짝 드러나는 무대의상을 입고 흥겨운 율동과 함께 노래를 열창하던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이 많을 겁니다. 전성기였던 80년대 초중반 그는 지금의 아이돌 가수가 부럽지 않을 만큼 강력한 팬덤을 가진 인기스타였습니다.
함중아의 전성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젊은 팬들에겐 ‘2012년 개봉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의 배경 음악인 <풍문으로 들었소>의 오리지널 가수’라고 소개하면 조금 더 이해가 빠를 겁니다. 트로트도 아니고 정통 록 음악도 아닌 이 노래의 독특한 리듬은 훗날 ‘고고 록’이란 독창적인 장르로 불릴 만큼 대단한 사랑을 받았었죠. 아쉽게도 영화에 삽입된 것은 후배 가수 장기하의 리메이크 곡이지만 검은 선글라스를 낀 건달들이 백주 대낮에 떼 지어 도로를 활보하는 장면 위로 겹쳐지던 이 노래는 뭔가 어수선하고 불온했던 80년대의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함중아의 최대 히트곡 가운데 하나인 이 노래는 그전에도 김건모 등의 후배가수가 리메이크해 여러 번 다시 불렀고, 드라마나 영화의 삽입곡으로도 자주 등장하며 사랑받던 곡입니다. 함중아 개인에게도 선의의 라이벌이었던 혼혈가수 윤수일(65)과의 ‘히트곡 전쟁’에서 주거니 받거니 자신의 인기를 입증할 수 있게 해준 노래라 각별한 애정이 깃든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보기] https://www.cafein21.co.kr/allarticle/11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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