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브라질에 커피의 기원이 마르티니크(Martinique) 섬의 커피나무라고 언급했습니다. 브라질뿐 아니라 중남미 커피의 기원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하와이안 코나 엑스트라 팬시, 예멘 모카 마타하리와 함께 세계 3대 커피로 추앙받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의 고향, 자메이카로 떠나봅니다. [더보기] https://www.cafein21.co.kr/allarticle/12556
[커피시네마] 인간의 정원에 핀 ‘야생의 생명’
자연의 영감으로 향기로운 영화 <플라워 쇼>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는 왜 메리 네이놀즈가 에티오피아에서 ‘인간은 자연 속에서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게 됩니다. 한때는 파격이라 불리던 창의적 발상조차 시간에 마모되어 폐쇄적인 성향으로 흘러가는 인류 역사의 역설, 그리고 그 역설이 다시 전복되는 순간의 충격은 야생의 땅이 묵묵히 일러주는 생존의 지혜입니다. 자연을 사랑한 시골뜨기 여인, 그리고 그녀의 진심을 알아본 은퇴 변호사의 용감한 도전이 만든 이 영화는 또 그렇게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삶의 가치를 말해줍니다.
관 모양 바위 틈새에 비둘기 두 마리가 살고 있는데요 이 녀석들 하는 짓이 참 가관입니다 하얀 비둘기와 짙은 다갈색 비둘기가 서로를 품는 것을 보면 아마 부부인가 봅니다 신부 족두리처럼 생긴 봉우리 아래에서 매일이 첫날밤인지 부둥켜안고 노는 것이 어떤 때는 천진하고 어떤 때는 되바라지기 짝이 없습니다 오늘은 깃을 한참 비비길래 뭐하나 올려다보니 다툼이 생겼는지 하얀 녀석은 뒤로 나앉았고 그 꽁무니를 다갈색 녀석이 문지르고 있습니다 먼 봉우리로 친구라도 만나려는지 한 녀석이 훌쩍 날아가고 쫓아갈까, 기다릴까, 바람이 잠잠해질까, 토라진 게 분명한 자세로 한 녀석이 넌지시 앉아 있습니다 저만 보고 있는가 싶었는데 옆집 봉우리도, 저 건넛집 봉우리도 턱을 괴고 보고 있습니다
어느새 화해했는지 꽁무니를 문지르던 다갈색의 깃털을 하얀 깃털이 은근히 부비적거립니다 지나는 바람을 한 줌 물고 또 한 줌 물고 하더니 머리를 감기는 듯, 등을 밀어주는 듯, 오늘 밤 뭘 하려는지 몸을 치근덕거리는 게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놈들 하는 모양새가 아리땁다가도 하도 앙큼하길래 그래, 영락없이 신혼집이네, 이 밤이 지나면 족두리봉에 알들이 자리잡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