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커피가 중동을 거쳐 세계로 전파된 경로를 따라가 본 ‘커피로드’를 이번으로 마무리합니다. 커피벨트(적도를 기준으로 북위 25도와 남위 25도 사이)이 있는 모든 나라를 다루진 못했지만 큰 줄기는 다룬 듯합니다. 음료, 그 이상의 가치가 커피에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커피문화의 기원에 대해 살펴봅니다.
- 한국 커피문화의 시작으로 흔히 고종 황제를 떠올립니다. 한국인 최초로 커피를 마셨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고종이 1895년 10월 8일 명성황후 시해참변 이후 생명의 위협을 느끼다 1896년 2월 11일 러시아공사관의 피신(아관파천)한 뒤 그곳에서 한국인 최초로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아관파천 10년 이전인 1886년, 관료 윤치호가 중국 상하이에서 쓴 일기를 보면 “돌아오는 길에 가배관(커피집)에 가서 두 잔 마시고 서원으로 돌아오다”라고 적혀있습니다. 이보다 2년 전인 1884년 한양에서 커피가 ‘식후 디저트’로 제공됐다는 기록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