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오피아에서 아랍으로, 이어 유럽으로 커피가 지나간 자리의 흔적, 이번에는 영국입니다. 나를 위로하고 싶을 때, 러닝타임 3시간 7분의 영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을 추천합니다. 제레미 리프킨이 말한 불편한 진실, '잉여인간'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울적할 때, 허브티 한 잔도 좋을 듯합니다.☕
[커피 로드] 커피가 지나간 자리 ③ ‘페니 대학’ 영국 커피하우스
영국은 워낙 홍차가 대중화되어 커피가 가려져 있지만 영국에서도 커피는 뚜렷한 흔적을 남깁니다.
- 커피가 처음부터 ‘커피’로 불린 게 아니라면서요? 1650년대 영국 귀족들의 토론모임인 ‘로타클럽(Rota Club)’의 일원인 헨리 브런트 경이 터키에서 카흐베(Kahve)라고 불리던 것을 커피(Coffee)라고 명명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때 세계를 제패했던 나라답게 영국이 17세기 ‘검은 액체’에 지어준 커피(Coffee)라는 이름은 이후 보통명사로 굳어졌습니다. 참고로 프랑스에서는 ‘cafe’, 이탈리아에서는 ‘caffe’, 독일에서는 ‘kaffee’로 씁니다.
- 그 전에는 커피를 어떻게 불렀는지. 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에서는 ‘분나, 번, 분컴, 분첨’ 등으로 불렸고, 아라비아 반도에서 커피는 ‘힘’을 뜻하는 카파(Kaffa), 과실주를 뜻하는 카와(Qahwa)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16세기 아라비아를 여행한 유럽인들은 커피를 ‘아라비아 와인’이라 칭했습니다.
- 그렇다면 영국에는 언제, 어떻게 커피가 전해졌나요? 옥스퍼드대학에서 시작됩니다. 1906년 십자군전쟁 때 이곳에서 강의했던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영어권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입니다. 여기에 1637년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유학 온 학자가 커피를 가져왔다고 전해집니다. 이어 1650년에는 옥스퍼드대학에 유대인 야곱이 영국 최초의 커피하우스를 엽니다.
[커피 시네마] 대만 뉴웨이브 걸작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부평초처럼 떠도는 자신을 위로하고 싶을 때
2007년 세상을 떠난 에드워드 양(Edward Yang) 감독은 대만 뉴웨이브 영화의 기수로 불리는 인물입니다. 세 살 때인 1949년 부모를 따라 대만 타이베이로 이주해온 외성인 출신의 그는 허유샤오엔, 차이밍량과 함께 대만 영화계를 대표하는 ‘3대 거장’으로 꼽히기도 하지요.
1991년, 드디어 자신의 대표작이라 불러도 좋을 한 편의 문제작을 선보이게 됩니다. 그 작품이 바로 러닝타임 3시간 7분의 대작 영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牯嶺街少年殺人事件)>입니다.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과 희망을 잃고 폭력에 젖어드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고령가>는 영화 외적으로도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많은 작품입니다. 영화 시장이 작은 탓에 대만에선 제대로 된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악전고투 끝에 간신히 영화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고 하죠. 제작비가 모자라 촬영을 일시 중단한 적도 있으며 촬영 기간도 110일에 불과했던 영화가 이처럼 영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걸작이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고래들은 뭍으로 떠밀려와 집단으로 생을 마감합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나 스스로 생명을 내려놓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삶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단 혼자만의 생각은 아닌 듯합니다. 1980년대 “모두 병들었으나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고 읊조리던 이성복 시인의 시선이 아직도 우리들에게 유효한 게 아닐지.
젊은이들의 삶이 어떤 시대보다도 팍팍하고 고달파 보입니다. 10대까지의 성장기에 경제 발전의 달콤한 열매를 먹으며 풍족하게 자라난 그들에게 오늘과 내일의 삶은 그리 녹록지 않을 듯합니다. 고래들 못지않게 탄력 있는 정신으로 세상을 헤집고 다녀야 할 그들에게 현실의 수평선은 넘어가기에 너무 멀고 너무 높아보일지 모릅니다. 짙푸른 바다를 마음껏 유영하던 고래들이 메마른 뭍으로 와서 제 지느러미를 내려놓는 것만큼이나 안타깝고 슬픈 일입니다. [더 보기] https://www.cafein21.co.kr/allarticle/10569
[찻잔 스토리텔링] 티(tea) 나는 끌림, 허브
라벤더, 카모마일, 로즈마리, 루이보스
허브(Herb)는 식물의 뿌리를 제외한 이파리로서 식용이나 약용, 또는 향료로 사용되는 식물을 뜻한다. 이 말이 차(茶)와 결합되어 허브티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따라서 먹을 수 있는 꽃과 풀은 모두 허브티의 재료가 된다. 민트, 라벤더, 도라지, 생강도 허브티이고, 늦가을의 감잎, 국화잎도 잘 말려 우리면 허브티이다. 대표적인 허브티로 라벤터, 카모마일, 로즈마리, 루이보스의 특징을 살펴본다. [더 보기] https://www.cafein21.co.kr/storytelling/10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