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우리 가족들에게는 비상이 걸렸다. 엄마가 허리를 다쳤는데 검사해본 결과 골절이라고 했다. 뼈가 더 이상 부러지지 않게 시술을 해야 하는데 며칠 입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족들은 다친 엄마보다 아버지를 걱정했다. 엄마야 입원해 치료하면 된다지만 오로지 엄마의 보살핌을 받고 계시던 치매 걸린 아버지는….
평상시 자식 집에 오셔도 답답하다며 하루를 못 버티시고 집에 가자고 엄마를 닦달해 어르고 달래가며 겨우 하루 지내다 가시는 게 고작이었으니 도시의 자식 집에서 닷새를 지내시는 건 무리.
자식, 며느리들 모두 직장에 다니는 터라 선뜻 나서기가 힘든 상황에서, 내가 나섰다. 평소 언니 오빠가 주말에 번갈아가며 자주 찾아뵙곤 했기에 멀리 산다는 이유로 이번에도 모른 체 할 수가 없었다. 며칠만이라도 내가 돌봐드리겠다고 했다. 치매가 시작된 이후 아버지는 엄마 이외의 사람은 경계하시는데 그나마 막내인 나는 여전히 막내딸로 편하게 대하신다는 것도 결정하는데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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